언론보도 2015. 8. 8. 12:01

 

김병열(66) 동의성 단원병원장은 한국구세군(사령관 박종덕)의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 치료사업 20년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 사업의 첫 심장병 어린이 수술을 집도한 그는 지금까지 국내와 중국 몽골의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강산이 2번 바뀌는 동안 구세군과 협력기관 사업 담당자들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김 원장은 한 자리에서 심장병 어린이들을 돌봤다. 20년간 꾸준히 인술을 펼친 그를 기념하기 위해 구세군은 지난달 22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7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병원에서 만난 김 원장은 “한 기관과 개인이 한결같이 한 목적으로 같이 사업을 이어온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구세군과 20년간 한마음으로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를 치료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세군과의 인연은 그가 심장병으로 고통 받는 생후 8개월 이슬기양의 수술을 맡으면서부터 시작됐다. 구세군은 저소득 가정 자녀인 이양을 ‘심장병 어린이 치료사업’ 1호 대상자로 지정하고 국립의료원에 수술을 의뢰했다. 당시 국립의료원 흉부외과 의사였던 김 원장은 이양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다.

“제 의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준 사건입니다. 이 수술을 계기로 해외 심장병 어린이 치료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심장병 어린이를 살리는 일은 제게 의사된 보람과 의미를 안겨줬습니다.”

구세군은 1999년 중국 조선족 어린이를 초청해 심장병 수술 사업을 시작했다. 어린이 심장병은 임부 섭생에 큰 영향을 받는 병인만큼 태아 환경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그해부터 매년 4월 의료팀과 중국 지린성 적십자사를 찾아 조선족 심장병 어린이를 진찰해 수술 환자를 선정했다. 또 이들을 2개월 뒤 국립의료원에 입원시켜 수술을 진행했다. 2009년부터는 매년 몽골도 방문해 심장병 어린이를 돕고 있다. 

해외 심장병 어린이와의 인연은 2008년 국립의료원을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퇴임하면 자연스레 이 사업과 멀어질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구세군에서 계속 불러주시더군요. 사업기관을 국립의료원에서 지금의 병원으로 바꾸면서요.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그간 맡은 바 역할을 잘 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심장병 어린이 수술 성공률 100%’라는 기적에 가까운 결과를 일군 김 원장이지만 위급한 순간도 적지 않았다. 그는 2003년 수술 경과가 나빠 사경을 헤맸던 조선족 어린이의 사례를 떠올렸다. “당시 아이가 13세였는데 생명이 위험해지자 중국대사관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잘못하다간 국가간 문제로 번지겠다’는 위기감에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재수술이 잘 되어 건강히 집으로 돌아갔지요.”

그는 계속 심장병 어린이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매년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예전에 수술했던 아이들을 만나요. 어느새 건강해져서 제게 고맙다고 인사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싶어요. 아마도 하나님께서 제게 이 일을 위해 구세군과 인연을 맺게 하신 게 아닐까요(웃음).”

양민경 기자

 

 

Posted by 단원병원